나보리 (공효진)
"내 꿈은 학교 선생님이 되는 거예요."
고등학교 퇴학 당하고 피눈물 나는 노력 끝에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지방의 사범대를 졸업했다.
끈질기게도, 자신을 내쫓은 학교의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부푼 꿈을 안고 임용 면접만 서른 세 번쯤 봤다.
학창시절, 한 때 껌 좀 씹었다는 그녀에게 모든 선생님들은 냉담했다.
그렇게 자신의 말이라곤 쥐뿔도 들어주지 않고 무작정 차가운 눈초리로
보리의 말을 묵살했던 선생님들 덕분에, 사고 친 후 고등학교마저 퇴학 당해버렸다.
아버지, 어머니와 떨어져 살 부비고 산 피붙이라곤 동생 밖엔 없어서였을까?
그녀는 그 현실의 차가운 바람을 홀로 견뎌내야 했다. 그래서 더 비뚤어졌었다.
누군가 이렇게 힘든 날 봐줬으면 좋겠는데, 이 지독한 곳에서 날 구해줬음 좋겠는데...
아무도 보리와 가까이 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던 보리에게 한줄기 빛처럼 다가왔던 따뜻하게 내민 손.
그게 바로 지현우 선생님이었다.
그래서 비뚤어진 자신을 다듬고, 슬펐던 고등학교 시절도 잊고,
보리는 지현우 선생님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무작정 학교에 면접을 보러 갔다.
물론 보기 좋게 떨어졌다.
그런데 이럴수가. 낙담하고 있던 보리에게 이사장이 내 건 특별계약서에
그녀는 덜컥 사인을 해버리고 임시교사가 되었다.
그런데... 이 계약선생이라는 게... 문제아 한 놈 뒤치다꺼리만하는 선생이다.
무조건 지현우 선생님 옆에만 있으면 된다던 그녀였는데...
누군가를 닮은 듯한 그 아이의 모습에 자꾸만 눈이 간다.
박태인 (공 유)
"나는 건빵 밖에 없는데... 그 한 사람을 뺏어 가냐?..."
학교에서 제일 가는 문제아에 답이 없는 대한민국 열혈 고3.
물론 평범과도 거리가 멀다. 미친 속도로 오토바이를 타고다니고
시도때도 없이 월담해서 싸돌아 다니질 않나, 하루에 사고 하나라도 안 치면
사고 낸 것 보다 그게 더 불안하다.
땡땡이에, 쌈질에, 학교 내외의 모든 사건사고의 중심엔 언제나 그가 있다.
아버지는 대학병원 원장에... 모질고 힘들게 살아온 어머니가 있었다.
태인이 어렸을 적 부터 어머니와 그는 명예욕에 불탄 아버지에게 버림을 받았다.
그 후 어머니는 얼마 못 가 자살을 하셨다...
태인은 어머니의 죽음은 아버지 때문이라 여기고 아버지를 더욱 증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버지와 정석고등학교 이사장인 양어머니 집으로 들어와 살아야 했다.
아버지는 늘 그랬듯 아들에게조차 무뚝뚝하고 냉철한 사람이었다.
사고를 치면 딱 죽지 않을 만큼 태인을 때렸다.
그나마 혼날 때마다 감싸준 외삼촌 덕에 사지 멀쩡하게 클 수 있었다.
양어머니 역시 태인에게 따뜻한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홀로 남았다고, 나에게 남은건 아무도 없다고 느낀 태인은 점점 문제아가 되어갔다.
공부 따위는 당연히 하고 싶지 않았다. 학교 따위는 신물이 났다.
하지만 이 시대의 진정한 엄친아-_-를 보듯 공부? 안해도 전교권으로 논다.
그의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는 얼굴, 몸, 싸움, 공부,집안 뭐 하나 안빠지고
놀기까지 잘 하는 모든 걸 가진 아이.
하지만 그를 둘러 싼 거의 모든 것에 관심도 없는 아이.
이렇게 남부러울 것 없이 자유롭게 살던 그의 앞에 왠 어줍잖은 선생 하나가 나타났다.
어찌나 덜렁대고 무대포인지 뭐 이런 선생이 다 있나 싶다.
그런데 이 선생. 뭔가 다르다. 자신을 벌레 보듯 하던 선생들과는 다르다.
그 여선생의 미소가 자꾸 머리속에서 맴돈다.
지현우 (김다현)
"너도 몰랐잖아. 내가 너, 교복입은 그 때부터 좋아한거."
정석고등학교 미술 선생님이자 이사장의 동생이다.
보리가 고등학생일 때 교생이었던 그는
수려한 외모에 미술이라는 과목 특유의 고상함과 예술적인 느낌이 더해져
여고의 미술실 안에서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리고 있어야 할 것만 같은 낭만적인 사람이다.
유일하게 보리에게 미소지어 주었던 그는 보리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보리가 퇴학 당한 이후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같은 대학교에 다녔던 은성과 함께. 사랑이라 생각했었다.
언제쯤은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마추피추로 가서 그림을 그리고 함께 여행을 하는
행복한 상상을 해왔던 그였다. 그래서 이 여자가 그 누군가라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밥 먹으러 갔다가 집안 어른들끼리 약혼식이라 하는 식사도 했다.
그런데 바람을 피는 은성을 보자,
이상하게 그는 양갈래 머리를 하고 수줍게 웃던 보리가 생각났다.
더 이상 은성의 옆에 있고 싶지 않았던 그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보리를 만났다. 그 역시 고등학생인 보리를 처음 보았을 때 부터
보리를 맘에 두고 있었다는 것은 그녀를 보는 순간 뛰는 심장소리로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학교에 면접을 보러 왔다는 사실을 알고
누나인 이사장에게 멋들어진 회유를 펼쳐 보리를 곁에 두고야 만다.
그런데... 보리가 조카인 태인을 집중 관리 하는 임시교사가 되었다는 것부터
잘못된 시작이었다는 걸 미처 알지 못했다.
드디어 선생과 학생이 아닌 남자와 여자로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보리와 갈등이 생기고, 힘들 수록 그에게서 멀어져
태인에게 기대는 보리를 보게 되는 것이 가슴 아프다.
노젬마 (최여진)
"난 너밖에 기다릴 사람이 없는데..."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해외에서 나고 해외에서 자란 해외파다.
뉴욕에서 태어났고 파리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성악가에 어머니는 유명 디자이너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외도에 어머니는 외국에서 더욱 일에 열중했고
젬마는 그 어디에도 의지할 곳 없는 외톨이 신세다.
가끔씩 한국에서 쇼가 있을 때만 귀국하는 엄마와는 만나도 딱히 할 말 없고
엄마가 남자친구랍시고 데려오는 남자와 함께 어색하게 밥 먹는 것도 얹혀서 더 이상은 못 먹겠다.
그나마 한국에 와서 처음 태인이를 만나고 난 후부터는 우울하던 한국 생활도 나아졌다.
태인과 졸업하자마자 결혼해서 아이 셋을 낳고 오순도순 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지닌
알고보면 아이같은 순수한 모습을 지닌 그녀지만 학교에선 태인 못지 않은 말썽꾼이다.
여자아이들 몇 명을 꼭 끌고 다니며, 취미는 반협박으로 아이들 선동하기이다.
기도 세고 갖고 싶거나 하고 싶은건 뭐든지 가지고, 하고야 만다.
태인이 자신에게 큰 관심이 없는 건 알고 있었지만 괜찮았다.
원래 그 무엇에도 큰 관심이 없던 태인이였으니까.
그 어떤 여자도 그녀만큼 태인에게 가까울 순 없었다.
그런데... 나보리라는 선생이 나타난 이후로 태인이 달라졌다.
태인만 바라보던 젬마였기에 처음 보는 그 모습에 분노가 치솟는다. 그 여자가 뭐길래...
최은성 (오윤아)
"왜 내가 아니고 나보리야?"
현우의 대학 동창이다.
경영학을 전공한, 한국 최대의 학원사업가인 성일재단의 딸이다.
영애의 올케감 1순위다. 그래서 정석고등학교의 실질적인 운영실장을 맡았다.
현우 역시 자신을 사랑한다 생각해서 함께 프랑스로 유학까지 떠났지만
다른 남자를 만나는 은성을 보는 현우의 반응은 시답지가 그지 없었다.
화도 내지 않았고 질투도 안했다. 그렇게 무덤덤하던 현우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떠났다.
결국 다시 현우를 쫓아 한국으로 돌아왔다.
차가워진 현우의 모습을 돌려보려 애쓰지만 쉽지가 않다.
알고보니 예상치도 못한 사람이 현우의 옆에 서 있다.
학창 시절 그렇게 현우를 쫓아다니던 말괄량이 여고생이었던 나보리.
믿을수가 없다. 한없이 어린 여고생이었던 그 아이가 현우의 마음에 들어 차 있는 것을.
지금, 나보리가 원래 은성의 자리에 학생이 아닌 여자로서 서 있는 것이다.
박중섭 (이효정)
"니가 죽는데 내가 왜 상관이 없어?"
대학병원 원장에 그 어느 누구에게나 다정한 모습은 찾기 힘든 태인의 아버지이다.
출세와 명예욕 때문에 아내와 아들마저 매정하게 버렸다.
절대 내색하는 법 없지만 이 일 때문에 그래도 태인이를 볼 때 마다 가슴이 아프다.
물론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를 치는 아들내미가 한심하고 화가 나긴 하지만
외롭게 큰 녀석이라는 걸 알기에 무뚝뚝하게나마 어색한 인삿말을 건네곤 한다.
자살한 아내를 수술실에서 보았을 때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던 그는 눈물을 펑펑 쏟고야 말았다.
자기 욕심 차리겠다고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마저 버린 그였지만
그 역시 병원 원장이기 이전에 한 남자였고, 남편이었으며 아버지였다.
지영애 (양금석)
"니 아빠만 아니었으면, 니깟 놈 두 번 다시 볼 일 없어."
정석고등학교의 이사장이자 태인의 양어머니다.
매우 큰 재벌 가는 아니지만 교육자 집안의 맏딸로서 대대로 내려온 학교일에 몸을 담고 있다.
하지만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마음까지 교육자일 수는 없는 법.
항상 학교 내의 사건사고를 막느라 정신 없고 거기에다 학교 밖에서까지 사고 치는 태인의
뒷수습을 모두 해내는 등 능숙한 모습을 보이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매일 투덜거린다.
태어났을 때 부터 크레파스만 붙잡고 그림을 그릴 만큼
그림 외엔 아무런 관심도 없는 남동생 대신 지겨운 학교 운영을 맡아야 했다.
위신 차리는 데 늘 열심히고 계산적이다.
태인에게 따스한 눈빛 한 번 준 적은 없지만 그래도 할 만큼 했다.
학교 짤릴 뻔 한 것도 여러번 막아주고 친아버지도 신경안쓰는 양아들 뒷수습도 몽땅 했다.
최대의 관심사는 남동생 대신 솜씨 있게 학교를 운영해 줄 동생의 아냇감 찾는 일이다.
스님 (이재용) / 배이다 (금보라) / 나선재 (이윤지)
보리 가족들이다.
안타깝게도 출가하여 속세와의 인연을 아주 끊어버려서
속세의 이름은 남아있지 않은 보리 아버지이다. (그렇다고 법명도 언급돼있지가 않다...-_-;)
아이들을 낳기 전에도 불교에 깊게 심취한 상태여서 아이들 이름도 보리(菩堤), 선재(善哉)이다.
두 딸들과 아내를 남기고 홀연히 속세와 인연을 끊고 입산해버린 스님을 따라서
보리의 어머니인 이다 역시 절 내 잔일거리를 도맡아해주는 보살이 된다.
선재는 보리와는 연년생인 동생이라 늘 티격태격하며 자랐다.
그래서 언니호칭 생략은 기본이고 선재가 오히려 더 어른스러울 때가 많다.
물론 어렸을 적 부터 속세 사람이 아닌 부모님의 빈자리 때문에 보리가 그녀에겐 엄마와 같다.
의대생으로 중섭이 원장으로 있는 대학병원 말단에서 PK를 하고 있어서
보리에게 뜻하지 않게 도움을 줄 때도 많다.